발리 국제공항(Bandara Ngurah Rai)은 세계 각국에서 도착하는 비행기들과 사람들로 잠시라도 쉴 틈이 없다. 난생 처음 들어보는 항공사들은 물론이거니와, 호주, 유럽, 아시아, 러시아, 심지어 터반을 머리에 두른 중동 사람들까지, 공항에 앉아 있으면 세계 모든 국적과 인종의 사람들을, 제주도에서 돌하루방 보듯이 아주 쉽게 만날 수 있다.
먼 곳에서 찾을 것 없이, 여기가 바로 인종시장이다.
사운드도 가지각색. 인니어와 발리어는 물론이요, 영어, 일어, 중국어, 독일어, 러시아 어, 그리고 한국어도 심심치 않게 들린다. 정신 바짝 차리고 있지 않으면 순간 내 입에서 나오는 언어는 국적 상실, 알아 듣는 이 하나 없는 외계어..
아. 이렇게 북적대고 복잡한 발리 국제 공항. ‘발리에서 생길 일’ 만들기도 전에 외계어 써가며 공항에서 헤매고 있으면 이거 영 폼이 안 난다. 시작부터 깔끔하게 끊어야 마무리까지 멋지게 이어지는 거 아니겠어?
자, 오늘은 발리 공항이용 절차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자. 이상하게도 많은 사람들이 공항이용 방법에 대해서는 별로 궁금해 하지 않더라.
여러분들, 어떻게 하는 줄 몰라서, 혹은 앞 사람들이 하는 거 그대로 따라 하면 된다는 귀차니즘에 전염된 채, 뭔가 자신 있게 앞서 가는 사람들 쫓아갈 생각은 안 했나 모르겄다.
이제 그러지 마라. 공항에서 2시간, 3시간 헤매다 땀 뻘뻘 흘리며 겨우 나오는 사람들 많이 봤다. 그게 다 ‘어떻게든 되겠지’ 라는 안일한 생각을 품은 자들의 비참한 최후다.
당신은 안 그럴 거라고? 누가 알아, 그게 바로 당신이 될지?
그런 고로, 오늘은 발리 국제 공항에 비행기가 도착 한 후, 공항 밖까지 빠르고 무사하게 나오는 방법에 대해서 알아 보도록 하겠다. 쉬운 이해를 위해 공항 내부 사진도 첨부하였으니 많은 도움 되길 바란다. 지금 당장 읽어 볼 시간 없는 사람들은 본 포스트를 프린트해서 비행기 안에서 읽어 보셔도 되겠다.
급하게 찍다 보니 사진 화질이 영 좋지 않다. 이해해 주시길. 이해 안 해줘도 상관없고 뭐.
비행기 문 밖으로 나오면 위 사진과 같은 통로가 바로 이어진다. 바로 비행기와 공항을 연결하는 통로. 이곳을 빠르게 통과해야 한다. 저 팔짱 낀 사이를 뚫고서라도 빠르게 지나가자.
통로 끝에서 왼쪽으로 방향을 틀어 걸어가면 ‘ARRIVAL’이라고 적힌 출구로 나가게 된다.
긴가 민가 혹시나 해서, 아까 비행기 안에서 봤던 사람 지나가면 뒤쫓아 갈 생각 말고, 여기 맞으니까 그냥 얼른 나가시면 되겠다.
출입문 통과하면 아래로 연결되는 에스칼레이터가 보인다. 그냥 서 있지 말고 에스칼레이터에서도 걸어라.
에스칼레이터에 내리면 걸어서 우측으로. 우측에 비자 끊는 곳이 있다.
갑자기 사람들이 많아지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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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비행기에서 우리가 제일 먼저 나왔다고 방심하면 낭패.
기억하라. 발리 공항은 내가 타고 온 비행기만 오는 곳이 아니다. 전세계 각국에서 쉴 새 없이 비행기가 도착한다. 앞서 얘기 했듯이 이 비좁은 공항에 비행기가 하루에 수 십대 오르고 내리니, 공항 안은 항상 세계 각국에서 모인 인종들로 북적거린다. 그 틈에 한국 사람 보인다고 안심하지 마라. 그 사람도 당신 보고 안심 중이다.
공항 안에서는 가급적 빨리빨리 움직이는 게 좋다.
앗, 하는 순간에 길게 늘어선 줄에 놀라고, 줄 기다리다가 지친다. 가장 짧은 줄을 찾아 비자를 끊자.
일주일 미만의 단기 여행자는 10불짜리. 일주일에서 한달 사이의 기간 동안 머무르는 장기 체류자는 25불짜리 비자를 끊으면 된다.
비자를 끊으면 위와 같은 영수증을 주는데, 버리지 말고 꼭 챙겨두자. 사람이 많다보니 이민국 심사 때 간혹 비자에 도장을 못 받아오는 경우도 있다. (도장이 안 찍혀 있으면 비자는 무효가 되니 주의!) 하지만 영수증이 있으면 비자에 다시 도장을 받을 수 있다.
+ 팁!!1
3. 이민국 심사
비자를 샀으면 다음은 이민국 심사. 비자 구입 하는 곳을 지나면 바로 보인다.
조금 전 구입한 비자에 도장을 찍어주는 곳.
이민국 심사는 여러 카운터에서 진행하니, 요리조리 잘 살펴봐서 가장 줄이 짧은 곳으로 이동하면 되겠다.
특별한 케이스가 아니면 이민국에서 별다르게 물어보는 것은 없으니 영어 못해도 안심. 어차피 이민국 직원들 영어도 고만고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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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수화물 찾기
수화물을 찾을 때는 가급적 '포터'들의 도움은 받지 않는 것이 좋다.
포터들이 짐을 미리 빼 놓았다가, 짐 주인에게 넘겨주며 돈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으니 주의할 것. 무려 10달러씩이나 당당하게 요구하는 간 큰 포터들이 종종 있는데, 이게 다 한국 관광객들 탓.
어리둥절 달라면 달라는대로 허겁지겁 다 꺼내주는 한국 여행객들은 이들 사이에서 '한국 관광객들은 참말로 착하고 돈도 많다'라고 소문이 났다. 한국 사람만 보면 서로 도와주겠다며 극도의 '친절태세'를 발동 시키고, 심지어는 가방은 두 개인데 세 명이 달라붙는 경우도 비일비재.
레디도 '다 때려치우고 발리 가서 포터나 할까보다'라는 고민을 심각하게 하는 요즘이다.
마음씨 착한 여러분들, 아무때나 10달러짜리 꺼내지 마시라.
+ 팁!!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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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세관통과
특별히 신고할 게 없을 경우는 GOODS NOT TO DECLARE 줄을 서서 나간다.
줄 짧다고 GOODS TO DECLARE 로 나가는 일이 없도록 하자.
세관 검사에 걸리면 면세점에서 구입한 면세품과 영수증, 그리고 트렁크 가방까지 열어서 검사를 하게되는데, 일 인당 250불을 초과할 경우는 그에 해당하는 벌금을 지불해야 한다. 가급적이면 인천공항 면세점에서 250불 이상 구입하지 않도록 하자.
+ 팁!!3
2. 면세품 구입이 250불을 초과하였을 경우는 세관을 통과하기 전에 면세품 봉지를 다 뜯은 후, 트렁크 가방에 살짝 넣어두는 게 좋다. 세관검사를 받는 사람들은 대부분 면세품 쇼핑백을 양손에 가득 든 사람들이다.
세관에 걸렸을 경우는 달라는 대로 벌금 다 내지 말고(한국 여행객은 참 착하고 돈도 많다는 것을 세관직원들도 알고 있음), 세관 사무실에 면세품을 보관하는 방법을 이용하자.
물건 잃어버리는 경우는 없으니 안심하고, 보관 서류에 사인 후 잘 보관하면 된다. 한국으로 떠나는 날, 이곳에 잠시 들러서 맡겨 놓은 짐들을 찾아 올 수 있다.
잘 됐잖아. 무거운 짐 들고 다니기도 불편한데 말이지.
자. 이제 복잡하고 번잡한 공항절차가 모두 끝났다. 이제 곧 여러분들은 파란하늘 아래 야자수 잎이 흔들거리는 발리로 발을 내딛을 수 있다. 수고 많으셨다.
발리에 오신 것을 환영한다.